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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지났다. 그리고 전쟁으로 분단이 고착화된 지도 60년이 훌쩍 넘었다. 함께 해방의 기쁨을 누렸던 세대나 전쟁의 상처속에서
서로를 그리워하거나 증오했던 세대도 이제 아드막한 먼 옛날의 일로 생각할 만큼 시간이 흘렀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의 그리움이나 증오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적어지고 있을 뿐이다.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머리속에서만 북녘 땅도 남녘 땅도 같은 땅이라는 것을, 북녘에 사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통일에 대한 열의는 사라지고 공허한 말들만
난무하는 것 일 게다. 하긴 70년이라는 세월이 그리 간단치
만은 않았기에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 한 켠에 드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70여년간 지속되고 있는 분단은 정치, 경제체제의
다름을 떠나서 정서나 가치, 혹은 일상의 생활문화에서도 서로 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문화적 차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보아도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기에 분단극복과 통일을 위한 과정에서 선결되어야 할 것은 서로가
가진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것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임을 우리 모두는 알고있다. 이 책 [남북이 함께 읽는
우리 옛이야기]는 그러한 차이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남과 북이 공유할 수 있는 정서적 가치를 발굴하고
그것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기획한 책이라고 한다. 북녘에서 출판된 설화집에 실린 옛이야기를 남녘에서
전승되어온 설화와 비교하여 그 현대적 의미를 밝힌 대중서라고 이 책을 쓴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3개의 주제에 대하여 총 10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먼저 북한 설화의 전문을 싣고 있다. 그리고
원래의 이야기를 남한에서 출판된 자료를 통하여 확인하고, 그 이야기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북녘과 남녘
이야기의 공통과 차이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거기에 더하여 옛이야기에 대한 가치와 현대적 해석은 전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떡 하나주면 안 잡아먹지’.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의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호랑이가 오누이의
엄마에게 하는 말이다. 이 이야기가 북한에서는 [오누이와
나무군]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북한의 이야기에서
달라진 것은 나무군 장쇠의 등장과 어머니의 생존이다. 어머니는 호랑이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떨어지지만
살아나고, 장쇠는 고비고비마다 오누이에게 호랑이를 피할 수 있는 조언과 조력을 한다. 남녘이야기에서 오누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되었지만, 북녘이야기에서는 장쇠가 산위에서 동아줄을 내려준다.
[선녀와 나무꾼] 또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나무꾼은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겪는 갈등으로 인해 결국 선녀와 헤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하늘로 올라가 선녀를 만나지만 어머니가 보고 싶어 지상에 내려왔다가 금기를 깨뜨리는 바람에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녘의 [금강산
팔선녀]에서 선녀는 하늘세계를 포기하면서 지상으로 다시 내려와 나무꾼과 함께 산다. 남녘의 이야기가 나무꾼의 소유적 욕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당사자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면, 북녘의 이야기는 현실에 대한 만족을 나타내는 현실적세계관을 강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형제 간의 갈등을 그린 옛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악한 형과 착한 동생의 이야기를 다룬 남녘의 [흥부전]과 북녘의 [야광주]가
그것이다. 그러나 [흥부전]의
결말이 권선징악이라면 [야광주]의 결말은 화해와 용서를 통한
형제애의 강조이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옛이야기에서 북녘의
그것과 남녘의 그것은 너무나도 흡사하다. 다만 이야기 자체가 보여주는 결말이나 이야기속에 담겨 있는
가치가 다를 뿐이다. 이는 북녘의 이야기가 주체사상에서 비롯된 문예이론을 철저하게 따르면서 인민교화라는
목적성이 개입되어 결말부분을 달리함으로써 의미하는 바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은 남북이 공유하는 지점이라고 한다.
이처럼 옛이야기는 역사, 사회, 문화, 이념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서사의 변이를 보이지만 그러면서도 오랜 세월 향유한 우리민족 고유의 변하지 않는 원형을 지니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10편의 북녘 옛이야기와 그 이야기들의 원형이라 일컬어지는 남녘의 옛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이야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공통’과 ‘차이’를 실감한다. 지금처럼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남과 북의 공통과 차이를 아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런 공통과 차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다.
‘옛이야기는
현대의 소설처럼 치밀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문장과 문장사이, 사건과
사건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건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 듣는 사람들의 몫이다. 각자가 살아온 세월에 따라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따라 다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192쪽)
북녘에서 전해지는 [나무꾼과 선녀]는 어떤 모습일까?
민족 공통의 문화 자산, 옛이야기로 남북의 소통과 연대를 꿈꾸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단장 김성민 교수, 철학과)이 남과 북에 전해오는 옛이야기로 이 시대의 ‘문화 분단’ 현상을 회복하려는 인문학적 해설서 남북이 함께 읽는 우리 옛이야기 를 출간하였다. 이 책은 북한에서 출판된 설화집에 실린 옛이야기를 남한에서 전승되어온 설화와 비교하여 그 현대적 의미를 밝힌 대중서이다. [아기장수], [나무꾼과 선녀]와 같이 우리에게도 친숙한 옛이야기가 북녘에서는 어떠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으며, 남과 북이 공유하는 문제의식과 더불어 변이된 형태에 따라 달라진 의미를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해석하였다.
이 책은 각 장에서 북한 설화의 전문을 실어 변화된 이야기를 1차 자료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변개되기 전의 원천 이야기를 남녘에서 출판된 자료에서 찾아서 비교 분석하면서 공통과 차이를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그 공통점과 차이에서 찾을 수 있는 정서적 가치와 의미를 두고, 자유로운 ‘개인’으로부터 출발하면서 ‘둘’ 혹은 ‘다수’의 ‘관계’를 맺어가는 문법을 제안하였다. 이야기에 대한 해석과 함께 현대적 가치를 발견하는 데에까지 다루고 있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도 겸비하고 있다.
이 책은 민족 공통의 문화 자산인 옛이야기를 통해 분단의 철책을 넘어 남과 북의 주민들이 서로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문화적 공통성 발굴을 위하여 시리즈 형식으로 출간된 도서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북한의 옛이야기를 소개하는 우리가 몰랐던 북녘의 옛이야기 와 함께 기획되어 출간되었다.
책머리에
1부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아기장수, 민중의 영웅으로 우뚝 서다_김종군
-북녘이야기 [북동산의 어린 장수] & 남녘이야기 [아기장수 우뚜리]
기적을 만들어내는 ‘나를 믿는 힘’_박재인
- 북녘이야기 [오누이와 나무군] & 남녘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아버지, 나는 내 복에 살아요!_남경우
- 북녘이야기 [아버지와 세 딸] & 남녘이야기 [내 복에 산다]
생명수를 찾아, 나를 찾아 떠나는 저승 여행_박현숙
- 북녘이야기 [생명수] & 남녘이야기 [바리공주]
2부 너랑 나랑, 가시버시 사랑
우리, 끝까지 사랑하게 해 주세요_박성은
- 북녘이야기 [와랑과 향녀] & 남녘이야기 [성주풀이], [이공본풀이]
집 나간 남편을 찾습니다!_김지혜
- 북녘이야기 [악마를 이긴 아랑] & 남녘이야기 [구렁덩덩 신선비]
부부의 사랑, 소유를 넘어 존재의 인정으로_한상효
- 북녘이야기 [금강산 팔선녀] & 남녘이야기 [선녀와 나무꾼]
3부 ‘우리’라는 이름으로 더불어 살기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_윤여환
- 북녘이야기 [야광주] & 남녘이야기 [흥부전], [눈 먼 아우]
아프냐? 나도 아프다…_김종곤
- 북녘이야기 [소년과 금덩어리] & 남녘이야기 [금덩이보다 소중한 것]
구렁이를 보듬어 청룡으로 날게 하다_풍영순
- 북녘이야기 [청룡의 보은] & 남녘이야기 [구렁이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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