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헤세는 나비에 관한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나비’가 차지해온 존재감과 의미를 이야기 한다. 유년기-청소년기-청년기-중장년기를 관통하며 어떻게 나비와 만나게 되고 얼마나 매료되어왔는지를 고백하며 나비와 관련해서 일어났던 인생의 소소한 사건들을 짚어간다. 해세는 유년기에는 나비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성장하면서 나비를 수집하고 소유하려는 ‘수집가’로서의 열망을 가지게 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나비를 쫓는 대신, 나비 자체가 발산하는 아름다움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관조적으로 즐기게 된다. 이렇게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변함이 없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변화하기도 한다. p.138<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엇 때문에 헤세가 나비라는 생물에게 그토록 매료되었는지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나비가 상징하는 아름다운 가치들은 그가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와도 일치하기 때문이었다. p.138나비는 조금 특별한 존재이다. 나비는 오직 마지막 단계인 번식을 위해 화려하고 강렬한 날개를 두르며 아주 짧은 시간을 살다 가버린다. 찬란한 사랑과 빛나는 변신으로 그렇게 짧은 생을 사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나 사랑할 가치가 있는 것들은 모두 ‘찰나’에 있는 것이 아닐까? ‘행복’이라는 감정조차도 나는 개인적으로 오로지 ‘찰나’에 머문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은 어쩌면 늘 그렇게 우리 곁을 덧없이 스쳐지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머물기 보다는 이내 떠나버리기에, 우리는 도리어 더 매혹당하고 갈망하는 것일지도, 찰나의 아름다움에 대한 헤세의 말에는 분명 일리가 있다. p.141
헤세가 그려낸 나비에 대한 관찰, 시, 이야기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만나다헤르만 헤세만큼 나비와 직접적인 유대를 표현한 작가가 있을까? 나비는 짧은 삶과 아름다운 것의 덧없음, 단계적인 탈바꿈에 대한 상징으로 헤세의 소설과 시, 에세이, 그리고 제목만 보면 나비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데미안 과 같은 작품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는 이렇게 헤세가 나비에 대해 쓴 글 가운데 특별히 선별한 작품들만을 모아 그가 오늘날의 그 어떤 컬러 인쇄판보다 수백 배는 더 아름답고 세밀 하다고 말한 나비 동판화와 함께 엮었다. 또한 데미안 , 수레바퀴 아래서 를 번역한 박종대 전문 번역가가 헤세의 개성 있는 문체를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신경을 썼다. 책 말미에는 특유의 직관과 감수성으로 에세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임경선 작가의 〈헤세의 뮤즈 나비를 만나는 시간〉을 새로 추가해 헤세의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만날 수 있게 했다. 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헤세의 자전적 이야기뿐 아니라 그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아름다운 나비 그림들과 함께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나비에 관해
나비
내 생애 가장 이른 날…
공작나비
어느 시집에 바치는 시
아폴로모시나비
와인 잔 속의 나비
파랑나비
알프스 곰
고백
인도 나비들
나비
여름철 방랑의 전리품
데미안 중에서
늦여름의 나비들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비
밤나방
모래 속에 써놓은 것
신선나비
삼월의 태양
늦여름
엮은이의 말
이 책의 편집과 관련해서
헤세의 뮤즈 나비를 만나는 시간(임경선)